꿈, 대봉,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

November 12, 2016

 이미지 출처 http://goodducks.com/goods/contents?no=80&popup=1&iframe=1

 

 

 

예지몽. 꿈을 통해 앞날을 바라보는 초감각 적인 지각능력.

과연 그런게 있을까. 그리고 또 그런게 있다면, 그것을 가진자들은 자신의 모든 미래를 완벽하게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을까.  또는 반대로, 지독히도 현실과 반대의 꿈으로 인해 초라한 현실을 마주한 적이 있을까.

 

어젯밤 꿈을 꿨다. 고향 부산. 우리동네의 모습이 펼쳐졌다. 좁은 골목길과 익숙한 모습의 사람들... 그들 너머 멀리에 새로운 풍경이 보였다. 나는 그길을 걸어간다. 다다른 곳은 어릴적 다니던 태권도 체육관. 꿈속에서 그곳은 5성급의 호화로운 호텔로 변해있었다. 새로운 모습에 감탄하며 들어간곳. 세상어디에도 없을 호화로움과 눈부신 광경이었다. 나는 그곳을 음미하며 즐긴다. 나중에 받게 될 비싼 서비스요금 따위는 꿈에서 중요한게 아니었다. 가장 비싼 음식을 먹고 마시며 즐긴다. 그 속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혼자 다 즐겨야지. 너무 좋다! 이곳!!!......................"

 

 

그 순간, 화려한 장막 너머에 익숙한 목소리가 오버랩된다.

아빠~! 여기 봐봐요!!

 

세살배기 아들 은우. 아빠의 늦은 단잠을 깨우는 목소리였다. 은우가 깨워 나가보니 현관에 택배가 도착했다. 며칠전 아버지께서 보내신 택배였다. 열어보니 어른 주먹만한 대봉이 한상자 가득 들어있었다. 며칠 전 당신께서 보내셨다며, 제주에서 부산까지 거친 바다를 건너오다 행여나 과육이 상할까봐 굳이 몇개 더 사서 꽉 채워 보냈다는 그 대봉이었다. 아들며느리 겨우내 간식 하라고 챙겨준 과일. 거기다 상자 한쪽 구석에 자리잡은 손주 영양간식 홍삼음료.

 

가슴이 먹먹해졌다.  꿈 속에서 나는 나혼자만 생각했다. 나의 부모님, 나의 아내, 나의 아들은 아랑곳없이 아방궁 같은 화려한 곳에서 나만 잘먹고 잘마시는게 행복하다 느끼고 있었던  그 순간, 나의 아버지께서는 아들, 며느리 먹을 간식과 그것도 모자라 손주의 간식까지 챙겨 보내셨던 것이다. 

 

 

부끄러운 예지몽. 너무나도 꿈과 반대여서, 보색대비 만큼 극명하게 엇갈린 나의 자의식과 현실에서의 나를 마주한 순간. 나는 또한번 마음속으로 무너졌다. 나의 꿈속에서 아방궁에서의 호의호식은 현실에서 날카로운  adam's apple 이 되어 나의 목구멍 한곳을 찔러서 마음껏 울 수도 없었다.

 

 

한시간 전 오전에 5인가족의 스냅촬영을 마쳤다.  카메라 파인더 너머의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한번 나의 아버지를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한없이 너른 바다를 닮은 나의 아버지. 존경합니다. 

 

                                                                           

                                                                                     2016. 11. 12. 곽지해변앞 카페에서 기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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